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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 기질검사 결과: 자발적 아싸세요 본문
며칠 전 트위터를 통해 'TCI 기질검사'라는걸 알게됐다. 알아보니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질과 후천적인 성격을 알아보는 검사로, 대중적이지만 실제 정신과 진료에선 신뢰성이 낮은 MBTI검사와 다르게 정신과 진료에서도 종종 쓰이는 검사라고 한다. 온라인을 통해 약 3만원 정도면 검사 결과지만 받아볼 수도 있어서 이 방법으로 진행했다.
결과지 전체는 본명이 포함되어 있어서 중요한 결과 지표만 크롭해서 가져왔다.
이게 전체 결과. 검사는 한 10분정도 걸렸고, 150개 정도의 문항을 선택했던 것 같다. 검사 자체는 문항에 따라 매우 낮음~매우 높음 단계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다른 성격검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자율추구부터 인내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기질'부분이고 그 아래 자율성부터 자기초월은 후천적으로 발전하는 요소인 '성격'부분이다. 보면 알겠지만 기질 부분은 꽤 분야별로 격차가 있는데 성격 부분은 비교적 일관적이다. 특히 높은 분야는 무절제,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정서적 감수성, 끈기, 창조적 자기망각과 질서정연, 거리두기, 독립 분야였다. 그러니까 난 새로운 일을 하는데 두려움이 많은데 충동적이라 냅다 뛰어들기도 하고, 남을 잘 이해하지만 혼자있는게 좋은 사람이었다. 척도별로 백분위를 낸 아래 지표를 보니 전체적인 기질 및 성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다 높은 와중에 '사회적 민감성' 부분만 백분위 11로 최하를 찍은게 너무 웃겼다. 반대로 '연대감'은 백분위 95로 가장 높았다. 즉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지는 않지만, 타인을 이해하고 조화롭게 사는 능력은 뛰어나다는 것이다. 정말 완벽한 자발적 아싸가 아닌지. 스스로 사회성에 큰 문제가 없고 오히려 뛰어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검사 결과도 그렇게 나와서 조금 다행이기도 했다. 아무래도 친구도 적고 외출도 잘 안하다보니 주변에서(특히 부모님과 친척이) 문제가 있는거 아니냐는 염려를 받는게 너무 피곤하고 가끔 흔들리기도 했었는데. 이제 그럴 필요는 없겠다^^
재미있는 부분은 또 있었다. 자극추구와 위험회피가 둘 다 높게 나온 것이다..ㅋㅋ 보통 즉흥적이고 모험을 추구하는 사람이면 대담하고 쉽게 위축되지 않는게 자연스러울텐데, 나는 조심스러우면서도 자극을 추구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항상 어떤 선택을 할 때 한 10초정도 걱정을 하고 망설이다가, 실패하거나 큰일이 나도 죽기밖에 더하겠어? 하고 덜컥 선택해버리곤 했다. 나는 항상 이 선택 과정의 후자쪽만 의식하고 있어서 '아, 난 회피를 안하는 저돌적인 사람이구나!' 싶었는데 회피성도 높은 사람이었다. 위험회피가 높고 자극추구가 낮은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걱정을 하고 대비를 할텐데, 자극추구도 높은 나는 대비를 해야할 때쯤 충동성이 치밀어서 걱정만 열라하고 대비 없이 뛰어드는 인간이 된듯하다. 높은 인내력까지 더해 이렇게 충동적으로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하는 것 까지도.. 너무 나같다. 평소에 생각하던 내 성향이 그대로 나와서 신기했다.
성격 부분에선 세 가지 척도 모두 높게 나왔다. 연대감과 자기 초월부분은 쉽게 납득이 가능했지만 자율성이 높은건 조금 의외였다. '주도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정도'라고 설명이 쓰여있는데, 난 인생의 목표랄게 없다. 돈도 관심없고, 명예도 관심없어서 내 목표는 오직 지금의 삶을 유지하는 것 밖에 없다. 성취욕에 가까운 척도인줄 알았는데 내가 갈 길을 확고히 생각하고 행동하는지에 대한 척도인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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